한국시장과 일본차 업체(3):혼다-아큐라(1) | ▣ⓒⓐⓡ 정보▣ 2005/01/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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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과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아큐라(1)

0. Behind Story: 삼성과 손을 잡을뻔 했던 혼다
1980년대말, 삼성그룹은 자동차 사업 진출을 위해 삼성중공업을 통해 자동차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당시 삼성측이 자동차 사업을 위한 기술협력 차원에서 방문한 업체중 두개가 폭스바겐과 혼다였으며 이중 혼다의 경우 일반인에게는 쉽게 공개하지 않는 페인트 공장내부를 삼성 기획자들에게 개방할 정도로 삼성의 제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삼성측의 제안을 거부하게 된다.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1. 익숙한 이방인들, 혼다.
당시 상황을 본다면 혼다는 이미 영국에서 로버 자동차 회사와 함께 영국에서 합작사업을 하고 있었고 한국시장에는 이미 오토바이 사업으로 진출해 있었다.
또한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자로 발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며, 결국 삼성은 경영난으로 재정적인 지원이 급했던 닛산과 손을 잡게 되고 그 후의 얘기는 모두다 아는 바 대로이다. 반면에 혼다는 한국시장에 대한 간접적인 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했으며 1990년대에는 대우와 손을 잡아 혼다의 최고급 세단이었던 미국명 아큐라 레전드를 녹다운(Knock down ;소위 KD) 방식으로 아카디아로 명명, 한국에 수출했으며 대림에서 어코드를 수입해오는 등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했다기에는 좀 미흡한 결과를 낳았을 뿐이며 결국 2003년, 한국 자동차 시장에 직접 진출을 함으로써 그동안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시도를 하게 된다.

2. 현재 한국에서의 상황
혼다가 현재 한국에서 팔고 있는 차종을 보면 아쉬울 정도로 어코드와 CR-V 두 차종뿐이지만 흥미로운 것은 이 두 차종이 혼다의 전체 라인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다.

(1) 어코드: 혼다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어코드의 경우 혼다가 혼다 브랜드로 가지고 있는 차종중 일본을 제외한 시장 -특히 미국시장 - 에서 기함 역할을 하고 있다. 즉, 미국시장에서 혼다라는 브랜드로서 세단형 차량으로 최고 등급은 어코드밖에 없다. 경쟁 일본사인 도요타와 닛산이 미국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로 최고 세단이 아발론과 맥시마인 것과는 상이한 전략이다. 하지만 아발론과 맥시마가 도요타와 닛산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와 인피니티의 최저가격 차량들인 IS/ES와 GS시리즈와 거의 중복되는 가격대로 판매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을 보면 혼다의 선택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

어코드의 경우 국내 판매가격이 3000만원 초반에서 후반대로 수입차치고 생각보다 큰 부담없이 살수 있는 가격대이다. 반면에 어코드보다 엔진 출력이나 용량, 차체사이즈등 여러모로 열세에 있는 폭스바겐의 비틀이나 골프등이 어코드 판매가격대인 3천만원에 포진해 있다는 점을 볼 때 어코드의 가격책정은 분명 도전적이며 현재 국내 판매상황을 볼 때 성공적이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어코드의 옵션만을 볼 때 구매 메리트는 그다지 높지 않다. 매우 뛰어난 V6엔진을 탑재한 3.0 어코드를 보더라도 내비게이션이나 자동 와이퍼도 없으며 후방 감지 센서가 2개뿐이지만 가격은 세금을 제외하고도 3800만원대에 이른다. 즉,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신차종인 SM7을 비롯, 전통적인 판매강자인 그랜저의 후속기종인 개발명 TG, GM대우가 KD방식으로 들여올 호주 홀덴의 스테이츠맨(Statesman)등의 국내차종들과 비교할 때 가격대비 옵션등은 떨어지고 이런 점에서 어코드 구매층의 이탈은 시간문제일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혼다가 어코드를 한국에 첫 모델로 들여온 것은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의 진출을 예상하게 만든다. 즉, 어코드를 탄 고객층이 우수성에 만족을 했다는 가정아래 추후 한단계 높은 세단을 찾을 때에는 다시 혼다 브랜드를 찾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때 혼다 브랜드 내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세단은 없기에 바로 이때쯤 아큐라를 선보인다면 고객의 이탈을 어느정도 방지할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 혼다가 들여올수 있는 차량들
일단 혼다가 한국에 자체 브랜드로 들여놓을 제품군을 예상해보자. 혼다 브랜드로는 최고 세단(한국시장에 아큐라를 들여온다는 미국시장 기준이다)인 어코드로 혼다 브랜드를 시작한 이상 혼다 브랜드의 모든 제품이 국내 진출 가능목록에 올라간다. 소형 SUV인 CR-V의 한국시장 판매호조는 바로 윗단계 SUV인 Pilot의 진출을 가능케하고 렉서스 RX330보다는 저렴하며 향후 출시될 아큐라의 소형 CSUV(크로스 오버 유틸리티 차량)을 고려할 때4천만원대로 내년쯤 가능하지 않을 까 싶다 ? 이 가격은 어떻게 보면 '저렴'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미 지프 체로키의 디젤형 국내판매 가격이 4천만원대이다. 또한 어코드의 2도어 쿠페형도 내년정도 나오면 2005년 혼다의 한국 모델라인이 모두 4대 이상으로 일단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어렵지 않을 듯 하다.

또한 어코드보다 한단계 낮은 씨빅(Civic), 그리고 그 보다 한 단계 더 낮은 피트(Fit)등도 차후 예상이 가능하며 씨빅은 약 2천만원대, 그리고 피트는 1천만원대 후반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 가격들은 국산 동급차에 비해 비싸지만 한일FTA등 현 관세장벽이나 시장상황에서 고려한 것으로 훗날 미국과 같이 수입차에 대한 장벽이 없어진다면 곧바로 현대의 엘란트라와 엑셀등과 견줄 수 있을 가격대를 형성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다만 현 시빅의 경우 모양새나 옵션으로나 한국시장에 들여오면 어려울 듯 하지만 현재 각종 언론매체를 통한 차세대 시빅에 대한 사진과 정보에 의하면 유럽적인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으며 각종 편의사양도 보강될 듯 하여 이 경우의 얘기는 좀 틀릴수도 있을 것이며, 피트의 경우 한때 일본 시장에서 최고의 판매대수를 올렸을 정도로 탄탄한 차량으로 나름대로 매니아층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겠다. 스포티함으로 잘 알려진 혼다의 대표적인 스포츠카인 S2000의 경우 국내 모 장관의 아들이 샀다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으며 내년부터 동 차종이 국내 모터스포츠에 참여할 것이기에 국내에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혼다라는 대중 브랜드로 들어온 이상 대중적인 모델을 계속 출시할 것이며 흥미로운 것으로는 미니밴인 오디세이로 사이즈가 큰 미국형 오디세이, 그리고 세단과 같이 낮은 차체로 베스트셀러가 된 일본형 오디세이 2종이 있는데 한국시장의 경우 좁은 도로등이 유사하고 디자인도 미국형보다 더 스포티해 미국 혼다팬들의 군침을 돌게 하고 있다는 일본형이 맞지 않을 까 싶다. 현재 크라이슬러와 포드를 제외하고 미니밴을 수입해 오는 브랜드가 거의 없는데 혼다의 경우는 같은 아시아권 기업으로 이들의 미니밴은 한국소비자들에게도 잘 맞을 것으로 보여 미국권 기업들의 것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호응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적인 차량들의 한국시장 진출은 현 경제상황이나 FTA 미비준을 볼 때 언제라고 꼭 찍어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모두 여건만 된다면 현해탄 하나만 건너면 되는 차량들이라는 것이다.
[계속]

Posted by 벅스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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