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11일 뻬뻬로데이

친구들과 모처럼만에 저녁약속을 했다.

간단히 술한잔 하려교 모이기 가까운 삼성역 중국집(희래등)으로 들어갔다.

역시 먹는게 최고... 겨자 잔득뿌린 양장피, 고추잡채와 꽃빵, 닭고기 캐슈넛, 그리고 이과두주와 천진고량주.

가격은 8만4천원....

그건 그렇고, 얘기하다보니 한 친구가 포르쉐한대를 입양했단다.

가지고 있는 차는 박스터s 3.2L(3,179cc) 엔진으로 252마력 31.1kgm 토크로, 2.7L의 박스터보다는 제대로 인정받는 모

델이라고 한다.

요즘 발표된 뉴박스터 바로 전 모델이다.

술자리에서 술은 안먹고 콜라만 마시더니만, 저녁늦게 모임이 있어서 그랬나보다.

어쨌든 방향이 비슷해서 약 5km 정도의 구간을 동승을 했다. 물론 조수석에서.

처음 빨간색을 본 순간, 약간은 실망하였다. 페라리의 밝고 강렬한 이탈리안 레드보다 좀 어두워보여서

튀어보이지 않는다고나 할까... 낮에보면 좀 달라보일지 모르겠다.

오히려 노란색의 귀여운 이미지나, 스파이더550 같은 은색이 떠오른다.

일단 조수석에 타고 시동을 거는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엔진음과 배기음...

미드쉽 엔진이라 좌석뒤 뒷바퀴 위에 엔진이 위치하고 있어서 전후 밸런스도 좋을 것 같고,

맨날 앞에서만 들리는 엔진음만 듣다가 뒤에서 들리는 엔진음을 들으니 이색적이었다.

하지만, 같은 수평대향의 임프레자와 비교해서는 약간 싱거운 느낌이다.

임프레자는 뭐랄까 V트윈과 유사한 엇박자 소리의 배기음을 내주었지만, 박스터는

직렬이나 V엔진과 같은 부드러운 배기음이 나오는 것이다.

예전에 멋지게 들었던 964의 배기음과는 전혀다른 소리였다.

머플러에서 들려오는 굵직한 배기음은 마음에 들었지만 말이다.

삼성로에서 압구정로로 주욱 왔지만, 주말 저녁이라 길이 많이 막혀서 달려볼만한 곳은 없었다.

다만 친구가 나를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짧은 구간이나마 가속을 해주었다.

앞이 좀 트이면 급차선 변경도 해주었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기대이상이다.

1320kg의 바디는 가볍게 움직여 주었고, 롤링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포르쉐 특유의 뛰어난 서스펜션 매칭이 두드러지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해 승차감의 손실은 그다지 크지 않은것 같다.

아이박과 빌스타인을 매칭한 나의 두 차와 비교해봐서도 이쪽이 스포츠성이나 승차감이 더 좋은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저중심과 255의 넓은 타이어가 큰 몫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다만 팁트로닉스이지만 아무래도 오토인지라, 기교를 부리는 차라기 보다는, 즐기기 위해 달리는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교외 외곽의 한적한 산길을 여유롭게 달리는 로드스터랄까..

친구말로는 작은 차이지만, 고속에서는 매우 안정하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포르쉐 특유의 브레이크 성능은 마음놓고 속도를 내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것.

나도 내차를 몰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그것이다.

잘 나가기는 하지만, 나중에 돌발상황 등에서 정지할 수 있도록 가능한 속도만 내야한다는 강박 관념.

그건 서킷에서 달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e34는 차량 중량이 있기 때문에 이미 포기했고, gc8은 저속에서는 칼같이 서주지만, 고속에서는

정말 어이없다할 정도로 브레이크가 안듣는다.

gc8은 저속과 고속에서 브레이크의 성능차익가 너무많이 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차령이 오래된 차이어서일까.

하여간 각설하고, 언제한번 임프레자와 산길을 달려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금방 목적지에 도착했다.

나도 나름대로 국산차,일본차,독일차 순으로 넘어가보고 있지만, 이 친구는 이전에 드라이빙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안쓰다가, 박스터를 계기로 운전에 대해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박스터이긴 하지만 역시 포르쉐는 명차이긴 명차인것 같다.

아무래도 단시간 그것도 조수석에서 느낀 시승기라 직접 느껴보면 좀더 많은 정보가 나오겠지만,

오늘은 이 정도에서 끝내기로 한다.

나도 언젠가 까레라를 꿈꾸며 한단계식 올라가야지..



Posted by 벅스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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